로맨스클리어 조건

아라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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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서는 이정휼을 좋아했다. “윤 장관님 손녀분과 연애 같은 건 못 합니다. 주인 노릇 겸 플레이는 해 드릴 수 있지만.” 이정휼의 이런 말도 안 되는 제안을 받아들였을 정도로. 하서의 첫사랑은 손을 잡고, 영화를 보고, 좋은 풍경을 보러 다니는 달콤함 대신 비릿한 훈육으로 눅진히 얼룩졌다. 결박, 브레스 컨트롤, 스팽킹, 기구 사용, 공개 조교. 몰랐던 것을 하나하나 배워갈수록 하서의 마음엔 금이 갔다. 마음이 부서진 자리마다 일그러진 쾌감을 채워 버티던 그녀에게 조부가 한 장의 사진을 건넨다. “네 남편 될 놈, MF 그룹 도권혁 대표다. 할애비가 우리 하서 타고 가라고 준비한 구름이지.” 그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정휼과의 플레이는 완전히 끝났다. 하서의 오랜 주인이 그녀를 완전히 잃는 것으로. * * * “저희 시스템은 기본 틀만을 제공합니다. 그 틀에 어떤 구체적인 이미지를 덧입힐지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의 상상에 달려 있습니다.” 결혼을 전제로 권혁과 처음 대면하는 자리. 하서는 권혁이 권하는 묘한 게임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인다. 오직 하서만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게임을 시작한 순간,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가 하서를 덮쳤다. <클리어 조건 : 4P> ‘4P…? 넷이서? 미친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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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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