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멈추어라, 순간이여

리콜라

8

※ 본 도서에는 다인플, 애널플 등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매 전 참고 부탁드립니다. 이세계로 끌려와 용사 노릇을 한 지도 어언 5년. 란은 드디어 악룡을 물리쳤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냥, 그저, 잠시! 갔다가 다시 오려고 했는데. “제단이, 정말……, 가루가 되었습니다…….” 네 마리의 드래곤 중 누군가, 집으로 돌아갈 게이트를 박살 냈다. “……너무 하잖아.” 란은 차라리 시간이 멈춰 버려 세상에 저 혼자서만 남고 싶었다. 그렁그렁한 시야로 바닥에 점점이 떨어지는 눈물을 바라보고 있을 때쯤, 란은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고, 시계 초침 소리마저 고요했다. “뭐야, 이게. 진짜 멈췄어? 내가, 시간을 멈출 수도 있었어?” 시간 정지 마법을 깨친 란은 마법을 제대로 이용해 보기로 했다. 제단을 부순 누군가와 그를 감싼 세 사람을 가만히 두기엔 너무 괘씸했다. 그들을 골려 주어야겠다. *** 키스는 발소리를 죽여 제게 다가오는 란을 느끼며 재차 웃음을 참아야 했다. 이미 시간을 멈춰 두었으면서 왜 까치발을 하는 걸까. 하긴, 키스는 그것이 그녀답다고 생각했다. 사랑스러웠다. 키스는 제 입술에 닿은 촉촉하고 따뜻한 란의 입술에, 그 가녀린 목을 휘감아 끌어당길 뻔했다. 그녀의 무게감을 느낀 순간에는 허리만 슬쩍슬쩍 움직여 그녀의 아래에 제 것을 처박고 싶었다. 발끝에 힘을 꽉 준 채 충동을 억누르고 있었다. 무의식중에 시트까지 틀어쥐었는지 그의 주먹은 희게 질려 있기도 했다. “하아, 하아아앙!” 드디어! 키스는 제 허리를 콱 조이며 절정에 달한 란을 향해 손을 뻗었다. 더는 참고 싶지 않았다. 아니, 그럴 수가 없었다. 절정에 흐트러진 야해 빠진 얼굴을 끌어당겼다. 서늘한 혀끝이 뜨거운 입 안을 휘저었다. “으으으응!” 뭉근하게 돌리는 허리 짓, 가슴을 꽉 쥐고 문지르는 손, 교미하는 뱀처럼 뒤엉킨 혀. 마법이 풀린 것에 의아함을 느낄 새도 없이 몸을 떠는 그녀의 안으로 키스의 것이 처박혔다. 혼란과 쾌감이 뒤섞인 붉은 눈동자를 마주하자 키스는 가슴이 터져 버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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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밀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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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위황후, 궐을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