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밤이 돌아오더라도 [단행본]

우지혜

3

* 본 도서에는 미성년자 관련 폭력적인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으니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희서의 뒤에는 늘 목소리가 따라다녔다. 부유한 집안에 입양되었던 열셋, 거짓으로 우는 법을 익혔던 열넷, 화재 사고에서 혼자만 살아남은 열아홉에도 실체 없는 말과 실제 같은 기억 속에서 희서는 점점 침잠하고 있었다. “네가 그 딸?” 그런 희서의 앞에 나타난 한 남자. 상복보다 더 검은 옷을 입고 국화보다 더 하얀 담배를 문 채 마치 그곳의 주인인 것처럼 태연히 걸어오는 그를 보며 희서는 제 모든 걸 앗아갔던 불 속에서보다 더 목이 졸리는 것 같았다. “왜 나를 맡았어요?” 나를 의심하는 걸까. 그 사고와 내가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하나. 설마 내가 죽였다고… “알고 싶어서. 너에 대해.” 나직한 목소리에 웃음기가 섞였다. 그에게서 나던 매캐한 향이 어느새 희서에게도 스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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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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