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감각 셔터

라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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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회장의 후계자로서 모든 걸 타고난 강해겸.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무감증은 그의 고질적인 병이자 유일한 결점이었다. 그는 자신이 살아 있다는 사실에 기쁨을 느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어느 날 우연히 한 여자가 찍은 사진을 보기 전까진. “사진 가르쳐 주세요.” 천재라고 불릴 정도로 사진작가로서 명성이 자자한 송미루. 살아 숨 쉬는 존재를 처음 만난 새끼 동물처럼, 그녀가 궁금해져 제자란 이름으로 접근했다. 저 가느다란 손가락이 다시는 셔터를 누르지 못하게 되면, 혹은 저 두 눈이 그 어떤 순간도 포착할 수 없게 되면 그녀는 어떻게 될까. 어린아이가 곤충의 날개를 뜯고 꿈틀거리는 것을 구경하듯이, 강해겸은 그녀를 낱낱이 잘라 보고 싶었다. 해서, 그녀를 자신만의 셔터 안에 가두기로 결심했다. 그녀가 더 약해지기를. 그리하여 제 도움 없이는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기를. 그리하여 영원히 벗어나지 못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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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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