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타성의 결말

소노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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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워드 : 현대물, 학원/캠퍼스물, 친구>연인, 첫사랑, 재회물, 미남공, 다정공, 대형견공, 호구공, 사랑꾼공, 순정공, 짝사랑공, 절륜공, 미인수, 다정수, 단정수, 짝사랑수, 상처수, 오해/착각, 달달물, 일상물, 잔잔물, 삽질물, 3인칭시점 이서는 부모님의 이혼과 깨달았다. 좋아하는 것에 마음을 쓰면 상처를 받는 건 언제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하여 사소한 것 하나라도 좋아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방울토마토도, 독서도, 길고양이도, 하물며 친구도. 그런데 고2의 여름 방학을 앞둔 어느 날, 그 결심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부친은 병원장에, 성적은 전교 1등, 친구도 많고 성격도 좋은 백영이라는 녀석에 의해. “열 마디도 더 넘게 하고, 같은 반인데 아직도 친한 사이가 아니야?” “어, 아니야.” “그럼 너랑 친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 우연히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 평소 돌봐 주던 길고양이를 함께 보러 간 이후 이서의 귀찮은 혹이 되어 버린 백영. 한데 녀석은 아무리 경계를 해도 거침없이 선을 넘었다. “이서야.” “왜.” “너 안 다정한 척 되게 잘한다.” 그리고 이서는 마침내, 제 모든 결심을 무너뜨리고 백영을 향한 짝사랑 1일 차를 맞이하고 마는데……. * “……손잡아 줄까.” 그 순간의 영이 떠올라서 제멋대로 말이 튀어나왔다. 하지만 진심이었다. 그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잡아 줄 마음이 있었다. 〈무서우면 말해. 손잡아 줄게.〉 백영이 그렇게 말했으니까. 스스로가 그렇게 믿고 있기에 그런 말을 한 거였다. 손을 잡으면 무섭지 않다고 믿으니까. 영은 놀란 듯 잠시 말이 없었다. 그저 빛이 든 보석 같은 눈동자를 두어 번 깜빡이고는 사르륵, 눈꼬리를 접어 웃었다. “응.” 이서는 이불 속에서 조심스레 다가오는 온기를 거부하지 않았다. 슬며시 새끼손가락을 걸어 온 영은 무언가를 고민하는 듯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더니 슬쩍 물었다. “깍지 껴도 돼?” “편한 대로 해.” “깍지 끼면 자다가 화장실 못 갈 텐데.” “왜?” “내가 안 놔 줄 거거든.” 어린아이 같은 천진한 웃음을 지은 영이 이불 안으로 손가락을 천천히 엮어 왔다. 검지가 스치고, 중지가 스쳤다. 어째서인지 과할 정도로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손길에 이서는 속이 다 울렁거리는 것 같았다.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계속해서 느끼고 싶지는 않았다. “하루 종일 걸리겠네.” 중얼거리듯 말을 흘린 이서가 먼저 영의 손가락 사이로 깍지 껴 잡았다. 저보다 굵은 손가락 마디가 느껴지고, 따뜻한 체온이 선명하게 닿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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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리포트 마이보스 [일반판]
2 덫에 걸린 짐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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