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석류

김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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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사채 빚을 떠안은 뒤, 한적한 주택가의 도박장에서 심부름꾼으로 일하고 있는 해수. 한때 누구보다 평범하게 살았던 그녀는 이런 자신의 처지를 늘 비관한다. 그리고 10년 전, 자신의 집을 망하게 한 사기꾼의 조카이자, 자신을 도와줄 수 있었음에도 도와주지 않았던 석건우를 원망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도박장의 사장이 석건우를 꼬셔 돈을 쓰게 하면 해수의 빚을 면제해 주겠다고 약속하는데....... “말해봐. 내가 널 왜 도와줬어야 하는지.” 석건우를 죽일만큼 싫어하는 해수지만, 자신의 인생을 참담하게 만든 빚을 없애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었다. “내가 왜 여기로 와야 하는지.” 해수가 떨리는 시선을 들어 석건우와 눈을 마주했다. “응?” 남자가 입꼬리를 비틀더니 고개를 숙였다. 입술이 거의 닿을 듯했다. 그러나 그는 해수가 말하기 전까진 어떤 행위도 취하지 않겠다는 듯, 잔잔하게 숨만 내쉬었다. “……네가 원하는 걸 주려고.” 떨림을 감추려 입 안쪽 여린 살을 깨물었다. 석건우는 눈까지 접어 가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어디까지?” 그 역시 해수의 도발에 쉽게 넘어가진 않았다.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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