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사의 이유

유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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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해랑의 파트너 변호사 사제언. 결혼이라는 탈출구가 필요했던 유연의 맞선 상대였다. 소문대로 잘난 외모에 우월한 피지컬, 하물며 집안까지 완벽한. 원래라면 유연이 차마 쳐다보지도 못했을 그런 남자. “뭔데, 진짜 나랑 연애라도 하고 싶어요?” 그러나 결혼은 물론 진지한 만남조차 원하지 않는 남자였다. “난 결혼을 원해요. 그 밤이 긍정적 신호가 되길 바랐고요.” “나 같은 걸레와 결혼이라니, 이유연 씨는 비위가 좋은 겁니까 순진한 겁니까.” “제가 멍청하고 순진했어요. 서로 뜻이 다르다는 걸 알았으니 더 만날 이유는 없겠네요.” 텅 빈 듯 고요한 여자의 눈빛 속엔 미련 한 줌 남아 있지 않았다. “한 번의 잠자리로 끝내기엔 궁금증이 생기는 사람이네요, 이유연 씨는.” “최소한의 순정도 없는 걸레는 싫어요.” “순정.” 나직이 읊조려 본 남자의 입가에 흐린 미소가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순정이라는 건 남자에겐 결코 적용될 수 없는 단어였다. 그럼에도. “두 번 더 봅시다.” * “늘 이런 식이었어요? 다른 여자랑 잘 때도 이렇게…….” “빨아 줬냐고?” 여유롭게 말을 가로챈 제언이 유연을 내려다보며 씩 웃었다. “아니요, 이렇게 개같이 굴었냐고요.” “개같이 군 건 모르겠고, 빨아 준 건 네가 처음이야. 만져 주고 빨아 주고 쑤셔 주고, 예뻐해 주기까지 하니까 얼마나 좋아. 응?” 끝을 모르고 몰아세우던 제언이 또 한 차례 치욕을 선사하며 도드라진 정점을 깨물었다. 내벽의 압박감이 높아진 건 바로 그때였다. “아, 씨발.” 남자는 재빨리 상체를 일으켜 앉았다. 찰나의 쾌감을 상기하며 여자의 골반을 바투 쥐어 아랫배에 밀착하고서 퍽퍽, 찍어 올렸다. 또다시 시작이었다. <키워드> 현대물, 몸정>맘정, 소유욕/독점/질투, 카리스마남, 능력남, 직진남, 절륜남, 상처남, 다정남, 전문직, 상처녀, 철벽녀, 동정녀, 오해, 권선징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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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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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표님, 이번 생엔 현모양처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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