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신부맞이

몽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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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을 본처 자리에 올리기 위해 어머니를 독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 여덟 살의 민예화는 그길로 외조부에게로 도망치면서 아버지와 연을 끊었다. 아니, 끊었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그녀에게 도착한 서신 한 장만 아니었더라면. “그럼 그렇지. 예화야, 너 대체 무얼 기대하였느냐.” 서신을 다시 봉투에 집어넣으며 예화는 혀를 찼다. “왜 그러세요, 아씨? 대체 무슨 내용이기에?” 심상치 않은 예화의 표정에 소월이 걱정스럽게 물어 왔다. “혼인하라 하시는구나.” 아버지의 청을 거역할 수 없었던 예화는 결국 혼례를 치르기로 하지만, 산신이 노하기라도 하였는지 신부를 태운 가마는 번번이 산을 넘지 못한다. 그렇게 여섯 번째 가마가 부서졌을 때, 예화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산군에게 자신의 목을 내어 주기 위해 가마 밖으로 나선다. “신부님. 이리 오세요.” 그러나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 호랑이가 아닌, 정체 모를 아름다운 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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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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