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더 예쁘게 울어 보세요

라치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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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미에는 난생처음 남자와 불장난을 했다. 그것도 수도에서 소문난 탕아, 아카드 발레리안과. 그와 잔 건 다분히 충동적이었다. 다미에는 어제 실연당했고, 그녀를 찬 첫사랑은 잔인하게 말했다. “다른 남자를 한번 찾아봐.” 그리고 그녀가 실연당하게끔 뒤에서 조종한 의붓오빠는 웃었다. “내가 말했지? 넌 결국 내게 오게 될 거라고.” 다미에는 문득 이 모든 것들이 지긋지긋해졌다. 그래서 잤다. 오늘 막 북부에 도착했다는 그 남자를 유혹해서. 아카드 발레리안은 소문처럼 끔찍하게 아름다웠고, 정욕적이었으며, 나쁜 새끼였다. “우는 얼굴이 예쁘네. 어디 더 울어 봐.” 그는 집요한 정사에 지쳐 도망치려는 다미에의 발목을 잡고, 더 지독하게 탐했다. 사나운 짐승 밑에 깔린 다미에는 말 그대로 목이 쉬도록 울었다. 그녀의 눈물마저 남김없이 받아먹은 남자가 집요하게 눈꺼풀을 핥았다. 그리고 이내 탐욕스럽게 웃었다. “앞으로도 내 밑에 깔려서 울도록 해.” 다리 사이가 헐어버릴 때까지, 라고 속삭이는 남자의 입술이 무도했다. ……아무래도 불장난 상대를 잘못 고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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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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