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시크릿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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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은에겐 비밀스럽게 만나는 남자가 있었다. 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호텔 방에서 얼굴을 모른 채 잠자리를 갖는 사이. 에릭이란 이름 외엔 아무것도 모르는 남자. “에릭. 그게 내 이름이에요.” “에릭……. 그럼요. 혹시나 해서 묻는데요. 에릭…… 우리 아는 사이는 아니죠?” “왜요, 아는 사람일 것 같아요?” “그냥…… 혹시나 해서요.” “글쎄요. 세은 씨가 날 사랑하게 되면 모든 궁금증이 풀리겠죠.” 낯선 이와 몸을 섞는다는, 처음의 두려웠던 마음은 그의 다정함과 친절함에 매료돼 허물어진 지 오래였다. 완벽한 남자였다. 늘 다정한 성격도, 몸으로 느껴지는 남자다운 체격도. 딱 한 가지 찜찜한 점만 뺀다면. 낮은 동굴 음, 듣기 좋은 그의 목소리는 하필 떠올리기 싫은 누군가를 생각나게 했다. 강서혁. 태산그룹 회장의 막냇손자로, 낙하산 주제에 승진을 밥 먹듯이 하며 1년 전, 세은의 승진 기회도 앗아가 버린 남자. 하필, 그 남자도 듣기 좋은 낮은 동굴 음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영원히 싫어하려고 했다. 뒷담화하다가 걸려도 뒤에서 또 험담을 하고 싶을 정도로 싫었다. 하지만 왜 자꾸 그 남자와 엮이게 되는 걸까. 왜 자꾸 엮여선, 에릭과의 잠자리에서 강서혁을 떠올리게 하는 걸까. “내가 왜 이 호텔로 데려왔는지 알아요?” 그리고 왜 하필, S호텔 1301호일까. 에릭과 매번 시간을 보내는 이 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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