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페로몬

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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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 거만함과 후천적 뻔뻔함의 절륜남, 이준한. “사랑해. 이 말을 전할 수 있게 돼서 기뻐. 임수연.” 그날의 그 고백이 얼마나 절절한 의미였는지 지금에야 알게 됐다. 5년을 돌고 돌아 나를 찾아온 것이다. 내가 찾지 않으니까, 기다림에 지친 그가 나를 먼저 찾아왔던 것이다. 둘만의 시간, 추억, 기억들을 전부 버린 나에게 말이다. 길고 긴 키스 끝에 본 준한의 눈동자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달랐다. 야수의 눈빛 같기도 했고, 욕망과 욕정으로 이글거리는 것 같기도 했다. 내가 그의 욕정과 탐욕을 읽어 낸 순간, 제일 먼저 느낀 것은 두툼한 동백 꽃잎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온 뜨거운 혀였다. 핫! 부끄러웠다. 이미 몇 번이나 그와 몸을 섞고 나눈 사이지만 그곳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보인 적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엉덩이 골에서부터 가장 은밀한 그곳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자세가 민망했다. 하지만 그의 혀가 능수능란하게 꽃잎 사이를 휘젓는데 나는 바로 무너지고 말았다. 그에게 한 입, 두 입 삼켜질 때마다 정신이 아득했다. 황홀했다.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보여 주지 않을 은밀한 모습을 서로 공유하는 사이. 그와 나는 그런 사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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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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