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XX친구 [단행본]

해세

9

세은은 엄연한 여성이었으므로, 불알은 없지만 불알친구는 있다. “책임져.” “뭐?” “네가 나 따먹었으니까 책임지라고.” 아니, 정정한다. 있었다. 그리고 이젠 없다. * * * “자자며, 설마 나란히 누워 자자는 얘기였어?” 애초에 그런 뜻일 리도 없지만 그런 뜻이었다고 해도 순순히 받아 줄 마음이 없었다. 먼저 자극한 건 세은이었다. 애써 숨겨 놓은 감정을 끄집어낸 건, 그가 아니라 세은이다. “그런 건 아닌, 아닌데.” 그러니 이제 와 도망 못 가, 책임져야 해, 너. “아니면 이불 치워.” 세은은 몸을 덮고 있던 이불을 치웠다. 그제야 수하의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지어졌다. 쟤가 원래 저렇게 웃는 애였나? 매일 마주하던 미소마저 낯설어 보이는 지경이었다. “돼, 됐지?” “다리도 벌려야지, 세은아.” 그가 느릿하게 세은의 종아리를 쓸어 올렸다. “얼른. 그래야 네 부탁대로 박아 줄 거 아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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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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