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술래의 눈이 먼 날에 [단행본]

디키탈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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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룡산을 지키기 위해 하늘로 올라온 산신령 산영은 실수로 주인이 있는 과실을 따 먹고 만다. 호랑이 세 마리를 부려도 거뜬한 신력이 차올라 놀라는데. 옆에 서 있는 아름다운 사내가 나무를 지키는 이인가 보았다. “내가 갚습니다. 백 년이 걸려도 천 년이 걸려도 갚을 터이니 몹쓸 생각은 하면 안 됩니다.” 그렇게 나무 지기 사내와 하늘 나들이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름을 잊어먹었다던 사내에게 이름도 지어주었다. 내리는 빗줄기처럼 잔잔하던 사내의 얼굴에 금이 갔다. “기쁘게 사례해 드리겠다는 뜻으로… 희, 사. 희사 어른? 희사 님?” 첫 만남부터 표정이랄 게 없는 사내는 산영을 미워하는 건지, 싫지는 않은 건지 도통 알 수가 없다. 그의 감정을 헤아리기도 전에 입술이 초근초근한 무언가와 부딪혔다. “이게, 이것이 무슨….” “싫어?” 싫을 리가. 희사 님과 맞붙어 있는 가슴께로 심장이 펄떡 뛰었다. 산영의 마음은 변덕스러운 소낙비처럼 설레다가도 이따금 제 주제를 알라는 듯 따끔거렸다. 땅으로 떨어지려는 빗줄기 같은 여인과 하늘 위 하늘에 사는 한 사내의 이야기, <술래의 눈이 먼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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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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