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가학적인 신혼

은차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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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강태수는 노가영과 다른 세계에 살았다. 여학생들을 회오리바람처럼 휘몰고 다녔던 그는 학구파인 그녀가 감당할 레벨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12년 후, 맞선으로 재회한 태수는 더 이상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상대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실연의 상처를 잊게 해 줄 구원자였다. 대학시절 노가영은 폭주했던 태수가 가질 자격이 없는 고귀한 여자였다. 그 후 무의식중에 그녀한테 어울리는 남자가 되려고 준비했던 태수였다. 그래도 그에게 선택권이 있었다면 가영을 아내로 삼지 않았을 것이다. 쉬운 길이 아닐 게 분명했으니까. 하지만 13년 전, 그녀와 몸이 부딪쳤을 때 태수는 이미 선택의 자유를 잃어버렸다. * “눈 뜨기 싫어?” “응.” “그럼 좀 더 편하게 해줄게.”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침실로 왔을 때 알아 버렸다. 그가 침대에 눕히자마자 준비된 안대로 눈을 가렸던 것이다. “놀라지 마. 클립으로 좀 집었으니까. 당신을 좀 더 자세히 보고 잘 만져 주려면 이게 유용하거든. 당신이 원했던 걸 제대로 해주려면 도구가 필요하거든.” 뭐? 좀 더 자세히 보고 잘 만져 줘? 내가 원했던 걸 제대로 해주려고? 이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 당연했다. 그녀처럼 빈약한 상상력으로 어떻게 거기를 집게로 집을 생각을 했겠는가. 그때 아주 차갑고 매끄러운 물기와 함께 딱딱한 이물질이 은밀한 부위에서 느껴졌다. “앗!” #자유자재로 고삐를 풀었다 놓을 수 있는 선수 #그의 사악한 심보 #그럼 나와 자면 첫 경험이겠네 #원초적인 기운이 물씬 풍기는 시선 #아무 거리낌 없이 섹스를 즐겼던 반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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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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