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컬러리스트

표고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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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지명, 기업명, 배경과 사건 등은 모두 실제와 무관합니다. ※실감 나는 표현을 위해 의도적으로 어문 규범을 따르지 않고 서술한 부분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 주홍색 천 쪼가리들에 싸여 보육원 앞에 버려졌다. 그래서 내 이름은 주홍이 되었다. 16살에는 거리 공연을 전전하였고, 18살에는 학교를 자퇴하고 듣보잡 소형 기획사에서 아이돌로 데뷔했다. 4년간의 무명 생활을 이어 가던 중 행사에 땜빵으로 갔다가 운 좋게 풀려, 솔로로 활동하며 소위 말해 대박이 터졌다. 그 이후로 내 인생의 연표를 정리하자면 간단했다. 22살, 한순간이긴 하지만 최정상에도 올랐다. 23살, 오만해졌다. 24살,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 자살이었다. 25살, 은둔형 외톨이가 되었다. 26살, 살인자가 되었다. 그렇게 모든 걸 다 포기하고 그저 감방에서 하루하루 시간만 보내던 나에게 웬 남자가 찾아온다. 그러더니 자신이 도와줄 테니 다시 시작해 보자고 한다. 뭐지, 이 미친놈은. 그런데 이상하게 이 남자에게는 뭐든지 말하고 싶어진다. 혹시나 정말 모든 것이 잘 풀려서 감옥에서 나가게 된다면…… 이 남자를, 우희경을 더 많이 알고 싶다. 그렇게 난 조금씩 미래를 꿈꿔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재심 신청 바로 전날, 난 감방에서 살해당하고 말았다.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하나 있는 소중한 사람이 죽었다. 그것만으로도 힘들어서 죽겠는데, 기어코 고된 곳에서 죽기까지 했다. 실소가 났다. 이래서 사람은 미련을 남기며 살면 안 된다. 사람이 구질구질해지니까. “홍아. 일어나.” ……여긴 어디지? 천국인가? “일어나. 학교 늦는다. 빨리.” “형. 나 꿈이, 꿈이 안 깨나 봐. ……형. 몇 살, 오늘 몇 월 며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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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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