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공과 사

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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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서울중앙지방 검찰청에는 단연코 눈길을 끄는 두 명의 검사가 존재한다. 특별수사 제1부에 속한 백승진 검사와 첨단범죄수사부에 속한 신우영 검사. 고등학교 시절부터 대학, 사법연수원, 그리고 서울중앙지방 검찰청까지 이어진 두 남자의 질긴 악연! “오늘은 누가 깔리지?” 깔리느냐, 혹은 까느냐―의 최대 기로에 서게 된 두 사람. 공(公)적으로는 으르렁거리며, 사(私)적으로는 서로를 탐할 수밖에 없는 두 ‘공’들의 전쟁 같은 사랑 쟁탈전. 탑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그들의 포지션 경쟁의 결말은? [본문 중에서] “행운의 키스, 해 줄까?” “미쳤군.” 은근히 사심을 담아 물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냉랭하다. 쳇. 이렇게 단칼에 거절할 줄이야. 백승진이 신우영을 제대로 인식하게 된 것은, 그와 같은 고등학교를 다닌 지 무려 3년째인 고등학교 3학년의 어느 날. 백승진이 신우영과 우연하게도 입을 맞춘 것은, 그렇게 신우영을 인식하고 난 후 며칠이 더 흐른 어느 날. 그리고 백승진이 다른 학생들 몰래 신우영과 농담을 주고받는 사이로 변한 것은, 신우영이 백승진의 입맞춤 제안을 허락한 후 어느 날. ‘그날 이후 한 번도 안 했는데…….’ 생판 모르던 사이에서 적어도 남들 눈을 피해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사이 정도로 발전했다면 앞으로 가능성은 그리 나쁘진― ……어? 잠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무언가 시커먼 것이 시야를 가렸다.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승진의 입술에 닿았던 우영의 입술이 떨어져 나간 뒤였다. 승진은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방금 이게 무슨― “어디까지나 수능을 앞두고 있으니까. 부적치고는 나쁘지 않겠군.” 그렇게 말한 뒤 입술 위에 묻은 타액을 스윽 닦는 우영의 행동은 피를 들끓게 만든다. 승진은 ‘간다.’ 하고 말한 뒤 옥상 문을 향해 걸어가는 우영의 등을 바라보며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내뱉었다. “신우영!” 우영이 멈춰 섰다. 젠장. 이런 말까지 할 생각은 없었는데! 그러나 벌렁거리는 심장이, 그 말을 얼른 내뱉으라고 말하고 있다. 승진은 참을 수 없는 충동을 느끼며 크게 외쳤다. “나…… 나, 너 좋아한다!” 그러자 스윽 앞서 나가던 우영이 뒤를 돌아보더니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그건 이미 알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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