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이사장님, 제발

가온나라빛

19

어린 시절 풋풋한 첫사랑을 키워 갔던 세은과 진영. 그러나 행복했던 순간은 잠시, 조작된 오해 속 세은은 진영에게 아픈 이별을 고하게 된다. 그리고 8년 후. 떠났던 진영이 세은의 학교 이사장이 되어 돌아온다. 그러나 돌아온 진영은 더 이상 세은의 기억 속 순수하던 남고생이 아닌데.... “그만, 하세요. 이사장님.” “아직 시작한 것도 없는데 뭘 그만하라는 거야.” “…진영아….” 작게 그의 이름을 부르는 세은의 목소리를 들은 진영은 그녀의 입술 바로 앞에서 멈추었다. 흔들리지 않겠다 다짐했건만 자신의 이름 한번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에 몸이 단번에 굳어 버린다. 속으로 스스로를 비웃은 진영은 그녀의 질끈 감은 눈을 내려다보았다. “류세은 선생님. 우리 앞으로 잘 지내봐요.” *** 자신이 진영에게 입혔던 상처와 현실의 벽에 괴로워하던 세은은 또다시 진영에게서 떠나려 하지만, 이제는 진영이 그녀를 쉬이 놓아 주지 않는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이 조그만 머리로.” 진영은 세은에게서 입술을 떼고 나지막이 말했다. “다른 남자 생각한 건, 아니지? 아니면 전남편이랑 내 거랑 비교해 본 거야?” “그럴 리가, 아앗!” 세은은 말을 잇지 못하며 입술을 벌렸다. 다급한 숨결을 내뱉는 두 개의 입술이 격정적으로 뒤엉키며 혀를 섞은 순간 세은의 머리가 번쩍거렸다. 진영은 땀과 물로 범벅이 된 세은의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하아, 하아…. 절대, 절대 벗어날 수 없어. 이제 다신 놓아주지 않을 거야.” 힘이 빠져 늘어진 세은을 꼭 끌어안은 진영은, 마치 영역 표시를 하는 짐승처럼 그녀의 목에 쉽게 지워지지 않을 자국을 남겨 갔다. “…진영아….” “그렇게 부르지 마. 배려하고, 기다리고 누나 말에 껌벅 죽었던 병신 새끼는 이제 없으니까.” 입가에 걸친 미소와 달리 차갑게 자신을 내려다보는 진영의 눈빛에 세은의 가슴이 저릿하게 울렸다. 세은은 그녀의 볼을 쓰다듬고 먼저 교실을 나가는 진영의 뒷모습을 보다 이내 손에 얼굴을 묻고 소리 없는 눈물을 흘렸다. 어쩌다 우리가 이렇게 돼 버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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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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