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은 비서의 이중생활

화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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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뿔테 안경에 검은 색 투피스를 맞춰 입은 모습이 마치 깐깐한 사감선생 같은 은 비서. 성격도 고지식하고 따박따박 옳은 말대답으로 매번 상사의 뒷목을 잡게 만드는 그녀가 하룻밤 뜨거운 일탈을 꿈꾼다. 그 상대는 바로 자신이 모시고 있는 라인 백화점 사장 차, 태, 혁! 길게 늘어뜨린 웨이브 진 헤어스타일과 몸에 착 달라붙은 타이트한 블랙 원피스를 입은 은소진. 그동안 꽁꽁 숨겨놓았던 볼륨감 넘치는 몸매를 한껏 뽐내며 화려하게 변신한 모습으로 그를 도발하는데……. 태혁은 어둑한 바의 조명 아래에 비춘 여자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긴 속눈썹에 짙은 화장을 한 여자는 무척이나 매혹적이었다. 붉은 립스틱을 바른, 반짝이고 앙증맞은 입술은 단숨에 삼켜 버리고 싶을 정도로 탐스러웠다. “그런데 여긴…… 너무 시끄럽지 않나요?” “그래서 일어서려던 참이야.” “그럼 우리, 쓸쓸한 사람들끼리…….” 여자가 그에게 유혹하는 몸짓으로 상체를 밀착시키며 그윽하게 속삭였다. 여자에게서 풍겨 나 여자의 작은 손이 은근슬쩍 단단한 허벅지 위로 올라왔다. 마치 춤을 추는 듯한 은밀한 손가락의 움직임에 온몸의 피가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조용한 곳에 가서 한 잔 더 어때요?” “유혹하는 건가, 지금?” 그의 음성이 한층 탁해졌다. 단지 손길만 닿았을 뿐인데 중심부가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며 팔딱거렸다. “유혹하는 게 아니라면, 당장 떨어지는 게 좋을 거야.” 경고를 하듯 내뱉자, 여자의 붉은 입술이 야릇하게 말려 올라갔다. “유혹하는 거면, 넘어 와 줄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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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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