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언럭키(Unlucky)

가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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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배우의 정점에 나란히 서 있는 정원과 윤희성. 절친이라는 소문과 달리, 아역 배우 시절부터 경쟁해 온 그들이 서로에게 품고 있는 감정은, “연기하려면 똑바로 해. 뭐 절친? 그따위로 해서 누가 속겠냐?” 라이벌 의식을 넘어선 일종의 동족혐오에 가깝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들은 방송사 최고 기대작 파편의 경치의 메인 남주와 서브 남주로 캐스팅되며 또다시 맞붙게 되는데…. “……희성 씨랑 제가 친구였다니까 말하는 건데. 저 사실 지금 아무 기억도 없거든요.” 촬영 전 갑작스러운 사고를 겪고 돌아온 정원이 어딘가 이상해졌다. ―본문 발췌 또래 남자 배우. 오래된 동창. 정반대의 연기력. 냉미남과 온미남. 이보다 흥미로운 먹잇감이 또 있을까. 소위 비교 대상군으로 정해진 두 사람은 제 의지와 상관없이 좋든 싫든 묶여야 했고 질리도록 모든 면에서 저울질당했다. 스캔들도 아닌, 두 남자 배우의 친목에 열광하는 대중들에게 ‘사실 친하지 않습니다’라고 굳이 밝히기에도 애매하여 부정해 오지 않았을 뿐, 친목 루머는 끊임없이 양산됐다. 하이에나 같은 기자들 성원에 힘입어 그 짓거리를 약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당했다. 그 정도면 정말 친해질 만한데 정원과 윤희성은 동갑내기 절친이라는, 익히 알려진 대중의 인식과는 정반대의 사이를 매우 꾸준히 지속 중이었다. “막말로 너희가 언제 공식적으로 친구라고 한 번을 떠든 적이 있냐. 이게 다 언론에서 멋대로 또래니 동창이니 뭐니 하면서 자꾸 엮어 대서 그렇지.” 그들은 오랜 시간 부딪쳐 온 만큼 지독한 감정으로 뒤덮인 관계였다. “이렇게 너 매번 이렇게 스트레스 받는 거 힘들기도 하고.” “됐어.” “한두 번도 아니고 자꾸 엮이는 거 같아서 형은 영 그런…….” “아냐. 친해 우리.” “뭐?” 아니, 사실 그 관계의 근본은 뼛속부터 개 같은 서로의 성격 때문일지도 몰랐다. “사실 그 새끼 나랑 진짜 친해. 그것도 엄청. 왜 그런 거 있잖아. 너무 친해서.” 일종의 동족 혐오랄까. “죽여 버리고 싶을 정도인 거.” 정원이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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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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