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공범

김현

15

화장실을 나와 소파로 돌아오다가 준하는 멈칫했다. 여자가 소파 위에 길게 엎드려 있는 모습이 보였던 것이다. 원피스는 거의 팬티가 드러나 보일 정도로 위로 치켜 올라가 있었고 어깨 끈도 양쪽 다 아래로 흘러 내려와 있었다. "아, 미안. 갑자기 허리하고 어깨가 좀 뻐근해서…… 괜찮죠?" 그러면서 그녀는 팔로 자신의 어깨와 허리를 주무르는 시늉을 했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전혀 미안하거나 어색한 기운이 없었다. 준하가 다시 자리에 앉으려고 하자 그녀가 잠깐만, 하며 팔을 들었다. "저…… 미안하지만, 나 요기 조금만 주물러주면 안 될까요? 갑자기 왜 이렇게 결리는지 모르겠네. 아이, 참." 그녀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목덜미 언저리를 가리키고 있었다. 유혹 받고 있다는 느낌이 확연히 들었지만 준하는 단호하게 거절할 수가 없었다. 준하가 머뭇거리고 있자 그녀는 연해 손짓을 하며 짐짓 애교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는 수 없이 준하는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 섰다. "어디가 결리신다구요?" "응, 요기 요쪽하고 요쪽이 제일 결리네." 여자는 준하의 손목을 잡아 자신의 목덜미 근처를 이리저리 더듬었다. 준하는 허리를 굽힌 채 그녀가 가리킨 부위를 천천히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녀가 준하의 팔을 확 잡아당기며 말했다. "아이, 그러지 말고 좀더 가까이 붙어서 해 봐요. 자세가 안 나오잖아." 준하는 여자가 시키는 대로 소파 앞에 무릎을 꿇고 앉은 채 그녀의 어깨와 목덜미를 주물렀다. 생각보다 그녀의 피부는 훨씬 더 탄력이 있었다. 준하가 안마를 시작하기가 무섭게 그녀의 입에서는 고양이가 앓는 소리가 비어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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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치도록 아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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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초상화 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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