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한 밤

이서린

401

마지못해 나간 선 자리. 여자도 마지못해 나왔는지 이상한 몰골로 나타나서는 친구가 기다리고 있어서 30분밖에 시간이 없단다. 거기다 속사포처럼 쏟아 내는 말 또한 가관이다. “제 눈 예쁘죠? 실은 쌍꺼풀 수술한 거예요. 이 코도 높였어요. 처음 수술한 게 마음에 안 들어서 두 번 했는데 90% 정도 만족하고 있어요. 초면에 이런 말하기 그렇지만 말하기 껄끄러운 곳도 의술의 도움을 살짝 받았어요.” 하, 귀엽네. 딴에는 머리를 쓴 거 같은데, 뻔뻔하고 당돌한 컨셉이 오히려 그의 호기심을 자극할 줄은 몰랐겠지. 그런데 어쩌나? 난 얌전히 놓아줄 생각이 없는데. 그렇게 엉큼한 남자와 앙큼한 여자의 발칙한 연애가 시작되었다. 이 작은 여자가 그를 온통 흔들어 놓았다. 어디 한 군데 예쁘지 않은 곳이 없다. 빨판처럼 달라붙어서 꽉꽉 조여 오는 황홀한 감각. 늪처럼 그를 빨아들이며 경련하는 내벽의 느낌이 그를 미치게 한다. 더 깊이 파고들지 못해 안달하게 만든다.

불러오는 중입니다.
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