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불명열 [단행본]

임청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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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고 아름다워만 보이는 대한제국 황실에는 저주가 씌어 있다는 소문이 있다. 오메가를 입궁시키면 그 저주가 힘을 잃을 것이라는 국무의 말에 황후는 오메가인 남자아이를 은밀히 궁으로 불러들인다. 시간이 흘러 폐궁인 휘현당에는 귀신이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이황자 이헌은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러 새벽에 휘현당을 찾아가고, 그곳에서 연희재라는 이름의 오메가를 만난다. 서로에게 끌리는 마음을 거두지 못한 두 사람은 깊은 밤 사람들의 눈을 피해 만남을 이어가지만, 전생부터 이어져 온 운명은 그들을 내버려두지 않는다. 쌓이고 쌓인 오해가 이번 생에서도 두 사람 앞을 가로막는데……. * * * “네가 아무리 싫고 끔찍하다 해도…….” 터져 나오려는 울음에 희재가 입술을 깨물었다. “넌 이제 나의 비가 될 것이다.” 꿈속의 그는 그렇게 다정하게 청혼했었는데. 부질없는 생각에 희재의 뺨 위로 또 길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내 비가 되어 내 후계자를 낳고, 이 궁 안에서 네가 그렇게 바라던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이 궁을 나가는 그 순간까지 마음껏 괴로움과 외로움에 몸부림쳐 보아라.” 한 자, 한 자 씹어 뱉어내는 것 같은 그의 눈에 핏발이 서 있었다. “그렇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내가 기필코 널 피 말려 죽이고 말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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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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