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숙희

이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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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전 겁이 많은 사람이에요.” 무당의 딸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마녀라는 별명을 갖게 된 여자, 이숙희. 사실 그녀는 겁이 무척 많은 여자다. 정신병동에 갇혀 있었던 3년간의 세월. 그 지긋지긋한 감옥에서 숙희는 오로지 시준만을 기다렸다. 마침내 퇴원하는 그 순간 숙희는 그녀의 단 하나뿐인 구원자, 윤시준을 찾아간다. “병원에서 이 품에 안기는 상상을 내가 몇 번이나 했는지 너는 아마 모를 거야.” “이숙희, 비켜.” “조금만 이러고 있자, 조금만. 응?” 그러나 3년 사이 시준은 너무나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녀가 그려왔던 다정한 시준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제발 차갑게 굴지 마. 너만 보고 왔는데, 너가 이러면 난 어떡해.” “그래서 난 네가 끔찍한 거야. 네 그 빌어먹을 한결같음 때문에! 왜 다시 돌아왔어, 씨발 왜 다시 돌아와서 날 이렇게 괴롭히는 건데, 왜!!” “화내지 마, 시준아. 제발……나 겁 많은 거 너도 알잖아……. 무서워, 나 지금 너무 무서워.” “난, 너 전부 잊었어.” “아니, 넌 나 절대 못 잊어.” 숙희는 무척 겁이 많은 여자다. 그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시준이 더 이상 자신을 기억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숙희는 결심했다. 절대로 시준이 자신을 잊게 만들지 않을 거라고. “시준아, 사랑해.” 찌익, 시준의 견고한 성에 자그마한 균열이 가는 소리가 계속해서 귓가에서 윙윙 맴돌았다. 거봐, 너는 날 절대 못 잊는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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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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