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물꽃

클라리

3

남자는 모순이 많았다. 장마철 습기 속에서도 멀끔했고, 그녀를 찾아다녔다면서 모른 척하고, 그녀가 갚아야 할 빚이 있다면서 빚을 받는 데는 그리 열성적이지 않은 이상한 남자. 아버지를 죽게 한 공도회 사람이니 그녀를 해하기 위해 접근한 게 분명했다. 그에게 끌려가 무엇이든 팔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그녀는 안온한 환경에서 평화롭게 지내게 되었다. 마치 보호라도 받는 것처럼. 채희는 혼란스러웠다. 이대로라면 죽어도 빚을 갚지 못할 것 같았기에. …절대 남자를 벗어나지 못할 것 같았기에. “스폰을 받게 해주세요. 저, 그거 하고 싶어요.” “뭘 받아? 씨발. 내가 왜 이따위 개 같은 소릴 들어야 하지?” “그럼 평생 갇혀 있으라는 말이에요? 그 말이 얼마나 끔찍하게 들리는지 아세요?” 남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얼핏 상처라도 받은 것처럼 보여 당황스러웠다. “준비해. 그렇게 원하면 해봐. 거기서 어떤 개새끼를 만나도 못 물러.” 그렇게 룸의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채희는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그가 스스로 개새끼를 자처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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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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