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25층 내 남자

진저레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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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라는 대로 다 맞춰줬던 5년의 연애 끝에 해주에게 남은 건, 불감증? 젖지 않는 건 둘째고, 스킨십도 기분 나쁜데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한숨 쉬는 해주의 메마른 일상에 믿기 힘든 절륜남과 이쁜이 연하남이 동시에 나타났다! “키스합시다.” 아. 벌써 그 한마디에 해주는 허벅지 안 어디쯤이 찌리릿 저려 왔다. 어깨를 움찔한 것도 같았다. 태윤의 살짝 기울인 얼굴이 점점 다가오더니 열에 오른 입술이 곧 제 입술을 포개왔다. 긴 손가락은 해주의 뺨을 가두고 있다. 부드러워. 부드럽고 다정하다. 인정한다. 이 순간을 기대했음을. 살짝 벌린 안으로 혀를 넣어 가볍게 갈증만 내고 빠져나온 태윤이 속삭였다. “단계 좋아하는 윤해주 씨, 오늘은 스킨십도 한 단계 나가야죠.” “……어디까지?” 후훗, 하고 해주의 얼굴에 바람을 내뿜으며 태윤이 웃었다. “글쎄? 따라오는 거…… 봐서?” 태윤이 다시 입술을 겹쳐왔다. 조금 더 급하게. 조금 더 깊게. 해주는 그 키스에 빠져 있을 수 없었다. 태윤의 가슴을 밀어내고 고개를 돌려 겨우 빠져나왔다. “저기요.” 모자란 숨을 거칠게 몰아쉬는 해주를 태윤이 눈을 맞춘 채 기다려주었다. “그게, 난 안 돼요. 나 그거 못해요.” 낭패감이 든 해주가 눈을 꼭 감고 터뜨리듯 말했다. 어쩔 수 없다. 미리 말하는 수밖에. 갑자기 해주의 몸이 번쩍 들렸다. 태윤이 해주를 안고 자신의 침실로 들어갔다. 오렌지빛 옅은 무드 등만 켜있는. “저기요, 태윤 씨. 미안하지만…….” “쉿!” 태윤이 침대 위에 앉더니 해주를 자신의 무릎에 마주 보게 앉힌 후 양손을 잡았다. 불안한 해주의 눈이 마구 흔들렸다. “나도 알잖아. 들었잖아.” “…….” “날 믿어 봐. 비록 오늘이 1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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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치도록 아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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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초상화 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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