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어긋날수록 짜릿한

심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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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야. 하재경.” “……연준혁?” 오피스텔의 벽에 비스듬히 기대선 남자는 분명 연준혁이었다. 5년 전, 재경과 사고와 같은 밤을 보낸 뒤에, 일언반구도 없이 사라져버린 그 연준혁. “뭐…… 뭔데, 너? 이 시간에 왜 네가 여기 있어? 아니, 것보다, 그동안 어디에 있었던 건데?” “궁금한 게 많네요?” 재경을 바라보는 준혁의 등은 여전히 벽에 닿아 있었다. 준혁의 고개가 비스듬히 기울어졌다. “네가 그렇게 만들었잖아. 갑자기 말도 없이 사라져버리질 않나, 5년 만에 돌아온 거면서…….다 늦은 시간에 우리 집 앞에 서 있질 않나.” 가까스로 일어선 재경에게서 원망의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게 다야?” “뭐?” 하지만 재경의 생각과 달리 준혁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준혁이 낮은 음성으로 재경을 향해 물었다. ‘그게 다야?’ “그게 다면, 지금부턴 나도 물어보려고요.” 내내 무표정하던 준혁이 그대로 재경의 손을 잡아끌었다. 준혁의 카드키가 501호의 도어록을 스쳤다. 그의 손아귀에 잡혀있던 재경의 몸이 501호의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흐읍,” 입맞춤에 익숙한 연인이라도 된 듯이, 준혁은 거칠게 재경의 입술을 빨아들였다. 그의 옷소매를 쥔 채, 갑작스러운 키스에 입술을 맡긴 재경이 천천히 눈을 감았다. “……오피스텔 앞에서 키스한 그 새끼, 누구야?” 재경의 몸 안으로 생기를 불어넣듯, 격렬하고 자극적인 키스가 이어졌다. 재경을 몰아붙이던 준혁에게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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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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