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호랑이 각시

정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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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인간이든, 신이든, 괴물이든 그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그가 자신에게 상처를 입혔다 한들 그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만약에라도 죽게 된다면 그의 손이 좋았다. 숨이 끊어지는 그 마지막 순간을 그의 손에서 맞이하고 싶었다. * 특별하지 않은 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고, 재수 없는 불길한 아이로 불리기 시작했다. 거둬준 어른은 있었으나 어느 곳에도 정 붙이지 못하고, 부평초처럼 떠돌던 삶이었다. 그리 살아가다 우연히 찾아가게 된 박물관에서 마주한 한 남자. “너는…… 이번에는 온전하게 나를 모르는구나.” 남자의 손을 피하려 했지만 몸이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귓가에서부터 등줄기를 타고 소름이 돋고, 심장이 날뛰기 시작했다. 어째서인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나를 위한다면 내 소원을 무시하지 말아요. 나를 찾아내서 죽을 때까지 당신 것으로 삼아줘요.” * 주의사항: 본도서는 <꽃과 발톱>의 연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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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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