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배덕애(愛)

금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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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에 봄꽃 만개한 봄날. 방죽에서 만나 첫눈에 반한 서진과 유하. 그러나 얄궂은 운명은 그들을 갈라놓았다. 초야는커녕 신랑 얼굴조차 본적 없는 생과부 형수와 시도련님으로 다시 만난 그들. 엄격한 신분제도와 가부장적 남존여비 사상으로 여성에 대한 차별과 억압,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했던 조선시대. 하지만 누가 이들의 사랑을 배덕하다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작품 엿보기] “아, 아!” 도톰하니 붉은 입술 사이로 끈적끈적한 신음이 흘렀다. 서진의 손길을 거부할 의지를 상실했다. 긴 시간이었다. 다가갈 수 없는 거리에서 바라보면서 열망하고 또 열망했던. 이제 서로를 원하는 마음과 몸은 금단(禁斷)의 벽을 한순간에 무너뜨렸다. “아니 된다 말하지 마십시오. 제발 그 말은 하지 마십시오!” “도련님…….” “유하!”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지그시 응시하는 서진의 목소리가 열망으로 응집됐다. 와락 유하를 당겨 안았다. 그의 너른 품안에 그녀는 갇히듯 안겼다. 맞닿은 가슴에서 체온과 함께 격하게 뛰는 서로의 심장을 느꼈다. 서진의 입술이 유하의 목덜미에 닿았다. 그녀의 어깨가 경련을 일으키듯 후들거렸다. 삭신이 녹아내리듯 했고 정신이 혼몽했다. 가장 내밀한 부분이 화끈해지며 열병에 걸린 듯 온몸이 홧홧했다. 재 속에 묻혀 있던 불티가 바람을 만난 듯, 순간 화르르 불길이 치솟았다. 핥듯이 턱을 타고 오른 서진의 두툼한 입술이 유하의 입술을 삼킬 듯 눌렀다. 당신은 내 여인이다. 하고 화인(火印)을 찍듯이. 그들의 혀가 엉켰다. 타액이 섞이고 숨결이 하나인 듯 모아졌다. 유하의 저고리 고름을 푸는 서진의 손은 추호의 망설임이 없다. 유하는 느꼈다. 주체할 수 없는 정염에 지배당한 밤이면 암팡지게 꼬집었던 허벅지 사이의 깊은 곳이 꽃잎처럼 열리며 물을 흘린다는 것을. 산막 지붕을 때리던 빗소리가 바뀌었다. 쏴아아……. 그들의 숨소리가 지천에 가득한 빗소리를 밀어냈다. 밀착된 하체에서 길고 단단한 양물이 불끈거림을 느끼며 유하는 눈을 감았다. 벌어진 유하의 저고리 앞섶으로 파고든 서진의 손이 봉긋한 가슴을 움켜쥐었다. 불에 덴 듯 움찔거리는 그녀의 유두가 곤두섰다. 탱글탱글하고 발칙하게. -배덕애(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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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잔인한 구속
2 너, 내 사람이 되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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