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50일의 욕망

붉은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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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요? 날 위로라도 해 주고 싶어요?” 차가운 목소리로 묻는 강훈의 말에 연우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제게 그럴 자격이 있다면요.” 그녀는 흔들림 없는 시선으로 저를 보고 있었다. 그 시선이 너무 따뜻해, 마음이 다시 한 번 무너져 내렸다. “내가 바라는 위로가 뭔지 알고 이럽니까?” 강훈은 탁한 목소리로 연우를 향해 물었다. 지금이라도 그녀가 저를 뿌리치고 도망갔으면, 아니, 사실은 그녀가 제 손을 잡아 주길 원한다. 잠깐이라도 좋으니, 그녀가 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몰라요. 하지만 뭐든지 제가 할 수 있는 건…!” “자고 싶어, 당신이랑.” 서늘한 제 목소리에 연우의 눈빛이 세차게 흔들렸다. “더럽죠?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그래서 놀자고 한 거예요. 50일만 당신이랑 놀고 나면, 당신 향한 이 감정도 무뎌질 것 같아서. 그래서 놀자고 한 겁니다. 사랑 같은 거 아니에요, 내 감정. 그냥 당신을 향한 더러운 욕망뿐인 거지.” 이젠 끝났다 생각했다.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더는 저에게 마음을 주지 않겠지. 그게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슬퍼졌다. 갖고 싶었던 연우의 마음을 끝내 이렇게 놓아 버려야 하는 제 현실이. 붉은새 장편 소설 『50일의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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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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