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주세요

러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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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같은 인연! 운명같은 인연! -본문 중에서- “선배가 어떻게 여길……?” 잠을 자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지 반짝 눈을 뜬 그가 소파에서 일어났다. “왜? 내가 오면 안 되는 곳이야?” “그런 말이 아니라…….” “고새 바람이라도 났어?” 미간을 찌푸리며 천천히 그녀의 앞으로 다가오는 그는 위협적이기까지 해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어떻게 여길 찾아온 것일까, 도어록 번호를 알지 못할 텐데 어떻게 집 안까지 들어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을까? 궁금한 게 정말 많은데 입을 달싹거리기도 전에 그는 이미 그녀의 앞에 서서 한쪽 눈썹을 삐딱하게 세우고 있었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마다 자동으로 삐딱해지는 그의 눈썹으로 인해 잘생긴 강은재가 못된 남자로 변신을 해버렸다. 두려움에 소름이 끼칠 정도로. “말해 봐.” “뭘요?” 무엇을 말해 보라는 것인지 유진은 멍하게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싫증 난 거냐, 도망인 거냐.” “아…….” 둘 다 아니라고 말해야 하는데 당황한 나머지 말이 나오지 않았다. “대답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하지만 각오는 했겠지?” 입은 웃고 있는데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는 그의 얼굴을 보자 두려움에 이어 덜컥 겁이 났다. 이런 표정을 짓는 그는 위험하다. 저도 모르게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나는데 그의 긴 팔이 그녀의 목덜미를 낚아채어 당겼다. “아!” 그와 몸이 부딪치자마자 그의 잔인한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덮었다. 방어를 할 틈도 없이 혀를 입술 사이로 밀어 넣은 그가 그녀의 입 안 곳곳을 핥기 시작했다. 그의 가슴을 밀어내려 했지만 돌덩이처럼 단단한 그는 전혀 밀려나지 않았다. 오히려 유진은 더욱 세게 끌어안고 그녀의 혀를 엮어 세차게 빨아 당겼다. [미리보기] “반갑습니다. 경영학과 3학년 강은재입니다.” 중저음인 목소리조차도 멋진 그 남자를 보는 순간 그녀는 어디선가 댕댕댕 종이 울리는 소리를 들었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석우가 입버릇처럼 떠들어대던 바람둥이 강은재의 행적들은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오로지 이번에야말로 그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다시 사라지기 전에. 전설로 내려오는 하이콕 선배 은재에게 각자 자신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유진은 제 차례가 되자마자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겁도 없이 그의 손을 덥석 부여잡고 말했다. “안녕하세요, 강은재 선배님. 저는 식품영양학과 3학년 진유진입니다. 앞으로 해도 진유진, 뒤로 해도 진유진. 별명은 진데렐라.” 제 손을 덥석 잡고 웃는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그가 눈썹을 삐딱하게 세웠다. 그게 얼마나 인상 깊은 얼굴인지 아마 그는 모를 것이다. 입매를 비틀며 웃는 것만큼 못된 그의 얼굴은 지독히 멋졌다. “기억하기 쉽죠?” “그러네.” “제 별명이 왜 진데렐라인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전혀.” “그럼 궁금할 때까지 안 가르쳐 줘야겠네.” 묻는 말에 대답은 하면서도 귀찮다는 말투와 표정. 그러나 그녀는 도전적인 표정으로 물었다. “여자 친구 있으세요?” “없어.” 은재의 말에 그녀의 표정이 더욱 화사해졌다. 만개한 목련처럼. 그럴 줄 알았다. 제대와 동시에 캐나다에 갔다 온 거라면 여자 친구가 있을 리 만무하다는 생각이 맞아떨어지자 그녀의 입이 귀에 헤벌쭉 걸렸다. “그럼 오늘부터 선배님은 제가 찜 했습니다.” 그 말에 무표정하게 유진을 바라보는 은재 대신 경악한 사람은 석우였다. “야, 진유진. 미쳤냐?” “자자, 주목하세요. 강은재 선배님은 오늘부터 제가 침 발랐습니다.” “뭐?”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선배님!” “그런 게 여기 있습니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녀는 엄지에 침을 묻혀 은재의 볼에 콕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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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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