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책임지지 마, 제발!

이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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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난 거짓말 같은 건 안 하는 사람이야. 어젯밤 분명히 당신이 그랬다고. ‘제발 날 여자로 봐 줘. 제발 안아 줘.’ 하며 옷을 홀딱 벗고 달려들었다고!” 술에 잔뜩 취해 꾼 꿈인 줄 알았다. 10년 간 짝사랑한 친구에게 요부가 되어 매달렸던 지난밤이, 친구의 몸이 생각 이상으로 근육질이라 놀랐던 것도, 모조리 꿈인 줄만 알았다. 그러나 그 꿈은 현실이었고, 꿈속에서 친구라 믿었던 남자는 난생처음 본, 싸가지 만땅의 사이코호러였다. 더욱이 이 남자, 대뜸 그녀의 몸속에 그의 아이가 자랄지도 모른다며 원하지도 않았고 전혀 바라지 않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데……. “뭐, 할 수 없군. 책임져 줄게.” 기필코 그녀를 책임져야 하고 책임지겠다고 끈질기게 쫓아오는 남자, 지훈. 제발 책임 좀 지지 말아 달라고 애원하며 도망치기 바쁜 여자, 서진. “책임지지 마. 제발! 내가 진짜 부탁하는데 진짜, 진짜, 책임질 필요 없거든. 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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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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