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나의 먹구름에게

강주하

5

권운은 다음의 삶에 그늘을 드리우는 먹구름 같은 존재였다. “다음아, 무슨 생각해?” “……너는?” “네가 발발 떠는 꼴이 웃겨 죽겠다는 생각.” 대단한 집의 잘 배운 자식인 그는 그녀를 괴롭히기 위해서라면 오만 수준 떨어지는 말은 다 하는 놈이었다. “난 네가 너무 싫어.” 다음은 그런 운을 싫어했다. 실수를 빌미 삼아 개처럼 저를 부려 먹는 것도 싫었고, 자신을 괴롭히는 맛으로 사는 후안무치, 변태에 호색광인 것도 싫었다. “알아.” “아는데 왜 그래?” “네가 알아서 잘 생각해 봐. 생각하는 거 좋아하니까.” 특히 자신을 기억하기를 바란다는 듯 의미심장하게 짓는 저 미소. 어서 저를 떠올려 달라는 듯 성가시게 터뜨리는 저 웃음이 정말 죽을 만큼, 아니, 죽일 만큼 싫었다. “좆 까…….” “까서 네 아래에 넣고 있잖아.” 머리 위로 운이 드리웠다. 장마는 오늘로 그친다는데, 그의 곁에서는 몇 날 며칠이고 비가 올 것 같았다.

불러오는 중입니다.
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