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개코도 모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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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후각을 잃은 천재 조향사 시본은 자살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든다. 그런 그의 머리채를 휘어잡아 살려낸 남자, 해운. “옷부터 입어. 남자 알몸 보는 취미는 없거든.” 말 한마디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 이렇게 사람 열받게 하는 놈은 처음 본다. 해운이 운영하는 답 없는 골동품점의 숙식 아르바이트생이 된 시본은 딱 3개월만 이 남자를 이용하다 프랑스로 돌아가려 했는데…. “너 나랑 섹파할래, 씰부쁠레?” 우리는 앞으로 섹즈니스 파트너야. 섹스&비즈니스. 듣도 보도 못한 기상천외한 말이나 지껄이는 이 남자에게 시본은 점차 속수무책으로 말려들고 만다. *** “씨본, 나는 어제 신세계를 경험했어. 역시 사람은 항시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견문이 넓어지는 거야.” “…….” “그래서 말인데 씨본.” “…….” “너 나랑 섹파할래? 씰부쁠레.” 해운은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그의 검은 눈에는 절대 거절당할 리 없다는 자신감이 차 있었고, 자세부터 표정까지 어느 하나 여유롭지 않은 게 없었다. 그는 온몸으로 말하고 있었다. ‘어제 너도 좋았잖아.’라고. “어억…….” 시본의 눈앞이 새하얘졌다 까맣게 물들었다. 그의 머리가 뒤로 휙 넘어갔다. 순간적으로 혈압이 올라 기절하고 만 것이었다. “어, 씨본?” 해운이 벌떡 일어나 시본의 맥을 짚고 눈을 뒤집어 까보았다. 119를 불러야 하나 고민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시본이 눈을 떴다. 해운이 득달같이 시본을 붙들었다. “씨본, 정신이 들어? 방금 너 기절했었어!” “내가……? 왜…….” “내가 섹스 파트너하자고 제안하고 있는데 갑자기 기절했어.” “섹스, 파트너?” “응, 나랑 섹파하…… 씨보온!!” 시본의 고개가 다시 한번 뒤로 넘어갔다. 두 번째 기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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