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불만 끌게요

댕댕이솜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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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 와!”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어떻게 저리도 태연자약할 수 있는 걸까? 성희는 마주 서서 대화하는 내내 심장이 터져나갈 것 같아 정신이 혼미할 정도였다. 그런 저를 들키기라도 할까 봐 얼마나 노력했는지 그는 모를 것이다. “잠깐 들어와서 차 한 잔? 미친놈! 어쩜 저렇게 뻔뻔할 수 있어.” 욕지거리를 퍼부어도 좀처럼 들썩이는 감정이 제자리를 찾지 않는다. 그도 그럴 수밖에. 아무리 세월이 지났다고 한들, 그 오래전부터 한성희는 남태주에 관한 일이라면 어떤 것도 이성적이지 못했다. 찬란했던 20대의 그 시절, 남태주는 한성희에게 세상이었고, 전부였으니까. 그 잔재가 아직도 남아 있는 건지도. “뭐 여전해? 그러는 너는 내가 알던 남태주 맞아? 어떻게 사람이 이리 변할 수 있지?” 탁! 식탁 위에 빈 생수병을 우악스럽게 내려놓으며 성희가 옆집과 이어진 벽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오늘 밤은 쉽사리 잠들지 못할 것 같다. 아니 앞으로 영영 잠들기는 틀려먹었는지도 모른다. 옆집에 남태주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불면증은 다시 시작될 것이다. 눈을 감으면 분명히 그 지옥으로 끌려가겠지. 마치 시간이 9년 전 그날 밤에 멈춰버린 것처럼. 쳇바퀴 돌듯이 무한 반복되는 악몽. 차라리 잠들지 않는 편이 나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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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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