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그 악녀를 사랑하지 않는 방법 [단행본]

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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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관님, 사랑은 어떤 맛이 날 것이라 생각하세요?” 멀리 떨어진 제국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10년 만에 귀국한 크뤼거 공작가의 공녀 살로메. 그리고 살루트 신전의 신실한 대신관 요한. “내기 하나 할까요.” 문제의 성인식 이후부터 살로메는 요한에게 뜻모를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갑자기 무슨 내기를….” “요한, 장담하죠. 당신은 나를 사랑하게 될 거예요.” 그는 과연 이 ‘미친 공녀’ 살로메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 “어릴 때 저택에 불을 질렀어요.” “예?” “모두가 잠든 시각이었죠. 창고에 있던 기름을 가져다 온 저택에 뿌리고 다녔어요. 요리사가 들고 있던 램프를 떨어뜨렸어요. 그 다음에는 집안에 켜져 있던 양초를 전부 넘어뜨렸죠.” 살로메의 말에 나는 하마터면 들고 있던 찻잔을 떨어뜨릴 뻔했다. “왜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 궁금하다는 표정이네요. 별다른 이유는 없어요. 그저 난로 속 종잇장처럼 타들어 가는 저택을 구경하고 싶었거든요.” 공녀는 여유롭게 찻잔을 손에 들었다. 그 위에 각설탕을 여러 개 떨어뜨리고, 티스푼으로 살살 저었다. 방금 따른 뜨거운 차의 열기에 쌓여있던 각설탕이 녹아내리는 것이 보였다. “저택은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여 이 각설탕 탑처럼 무너져 내렸답니다. 뭐, 다행인지 불행인지 죽은 사람은 없었어요.” “…….” 공녀는 이윽고 아무렇지도 않게 차를 한 모금 마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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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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