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나를 탐해요

정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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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일만 하느라 사랑을 해 보지 못한 남자, 서강혁. 생명을 부지하는 것이 형벌인 여자, 류지안. 나도 살고 싶지 않아. 죽고 싶다고. 하지만 나를 다시 살린 건 네 아버지니까, 네 아버지를 원망해. 피해자인데도 가해자 취급을 하는 이복언니를 더 이상 봐줄 이유는 없다. -오늘 날 자극한 거, 평생을 두고 후회하게 해 줄게. 그 남자, 내가 가질 거야. 넌 그 사람 죽어도 못 가져. 죽어서도 놓아주지 않을 테니까.- 마냥 착해 당하기만 하는 여자는 재미없어. 그런데 뭐? 날 가지겠다고? “류지안, 나 가질래?” 지안은 그녀의 거실 한가운데 놓인 소파에 앉아 나른하게 말하는 강혁의 태도에 기함을 했다. “아뇨! 됐으니까 나가요. 어디 와서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를 하고 그래요?” “이마는 왜 그래?” “무슨 상관이에요? 얼른 나가기나 해요.” “내 여자 이마에 흉 지면 보기 싫잖아.” 내 여자? 하도 기가 막힌 말에 지안의 하관이 절로 벌어졌다. “저는 당신이 누군지 잘 몰라요. 그런데 내 여자? 저는 앞으로도 평생 혼자 살 겁니다. 그러니까 얼른 나가요.” “너, 내가 누군지 몰라? 그날 가르쳐 준 내 이름 다시 알려줘? 머리가 나쁜 건지…….” “아, 정정하죠. 혜주와 결혼하게 될 사람이란 것만 알고 있어요. 그리고 그 이상은 몰라요. 알고 싶지도 않고요.” “정정할 것 하나 더. 혜주가 아니라 결혼은 너랑 할 거고, 난 내 입으로 혜주와 결혼하겠다고 말한 적 없어. 됐지? 그리고 손님이 왔는데 물 한 잔도 안 줘?” 강혁은 소파에서 일어서 주방으로 걸어갔다. 마치 제 집처럼 말이다. 지안은 그런 강혁을 막아섰다. “예의란 것도 몰라요? 처음 온 남의 집 냉장고를 제 맘대로 열어도 된다고 배웠어요?” “나 이 집 처음 아닌데? 나 기억 안 나? 그땐 고맙다고 하더니.” 뭐? 처음이 아냐? “그게 무슨 말이에요?” “성당 앞에서. 기억 안 나?” “3개월 전……? 그럼, 당신이…….” 3개월 전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준 사람이 서강혁, 이 남자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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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계약 남편에게 끌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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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계약연애, 오늘부터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