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의 연애

BL제3자의 연애

그날의 기억은 지금도 그릴 듯 생생했다. 따스한 봄과 함께 찾아온 첫사랑. 열여덟 살, 오메가 정혜성은 알파 박진우를 사랑하게 되었다. ‘……대체, 언제부터, 두 사람이, 왜.’ 하지만 본능적인 형질이 얽힌 관계는 알파, 진우의 마음이 혜성의 친구인 오메가, 서진에게 향하게 했다. 서진을 향한 독점욕 어린 진우의 페로몬에 노출된 혜성은 첫 히트 사이클을 진우의 친구이자 혜성과 마찬가지로 오랜 시간 진우를 짝사랑해 오던 알파, 최준혁과 보내게 하는데……. * * * [본문 중] 혜성은 눈물로 범벅 된 얼굴로 웃으며 준혁을 노려보곤 또박또박 선전 포고하듯 말했다. “꼭, 반드시 약혼해서 진우 옆에 있을 거야.” “…….” “그리고 끝까지 약혼자로 있다가 결혼해서 각인도 하고, 진우 아이도 낳을 거야.” “……박진우 생각도 그럴까.” “……뭐?”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데.” “!” “……진우에게 그럴 마음이 없다면.” 마음이 없는 관계를 유지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데. 준혁이 감정이 낮게 가라앉은 까만 눈으로, 눈물이 맺힌 혜성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조금의 비아냥도 담겨 있지 않은, 그저 왜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 거냐고 순수하게 묻는 듯했다. 혜성은 그 고요한 시선을 마주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래, 그 말이 맞았다. 그러나. “의미, 있어.” 사랑은 이성을 마비시키고 눈앞의 진실을 외면하게 하는 것. 혜성은 이를 악물며 낮게 짓씹듯 준혁을 향해 말했다. 그것은 자신을 향한 다짐과도 같은 말이었다. 앞으로 어떤 날들이 제 앞에 오든, 그래서 어떤 상처를 받게 되든 혜성은 진우에 대한 마음을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