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아빠, 절 받아 주세요 [단행본]

삼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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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 보니 품 안에 웬 어린아이가 안겨 있었다. 어느 날 마왕은 꿈속에서 제국의 용사와 특이한 아이를 만난다. 이름도 없고, 마왕과 용사의 외모를 꼭 빼닮았으며, 나이에 맞지 않게 점잖은 아이. “저 아버지랑 아빠 계속 보고 싶었어요. 여기서 만나서 좋아요.” “여기가 어딘지는 알고?” “몰라요.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 아빠들이랑 있을 수 있으니까 좋아요.” 마왕은 제국을 찾아가, 꿈을 공유하는 용사를 직접 만나고 아이에 대한 의문을 풀고자 한다. 하지만 제국에는 부쩍 마계의 마수들이 활개를 치고 다니고, 마왕, 용사, 아이의 '꿈속' 상황도 점점 요상해지는데. * * * * * “너랑 내 사이에는 이미 애가 있는데 너한테 다른 애인이 있다면 큰일이잖아.” 리히트가 뻔뻔하게 말했다. 마왕은 기겁하며 입만 벙긋대다 겨우 말을 꺼냈다. “아, 아니. 그, 오해받을 만한 말 하지 마!” “나는 사실을 말했을 뿐인데.” “어차피 너도……. 하, 아니다, 됐다.” 마왕은 뭐라 소리치려다 제풀에 지쳐 한숨을 내쉬었다. 리히트는 뒷말을 잇지 않아도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안다는 듯 능청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너도 은근 매정하단 말이야.” “…….” “뭐라 하는 건 아니고. 그런 점도 네 매력이니까.” “뭐라는 거야.” 마왕이 퉁명스레 쏘아붙였다. 리히트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순순히 말해 주는 것도 없고 도대체 그 머릿속이 어떻게 돼 있는지 궁금하지만, 그래도 그런 만큼 더 흥미로우니 말이야. 나쁘진 않아.” “……아니, 나는 나쁜 것 같은데.” 흥미든 뭐든 간에 리히트의 관심을 끌고 싶지 않았다. 그러기엔 평범하지 않았던 첫 만남부터, 아니 애초에 그와 만난 것부터가 잘못되었지만. 리히트는 소심한 마왕의 중얼거림을 못 들은 척하고 편안하게 소파에 기대앉을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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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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