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마녀의 세계

제즈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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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주홍색 머리카락. 노을이 비쳐 더 붉게 물든 머리카락이 실바람에 살랑거리며 목 뒤에서 춤을 추었다. 별을 박은 듯 빛나는 눈동자는 발에 감기는 자잘한 알갱이들을 보다가, 바다에 빨려들어 가는 지는 해를 보았고, 다시 멀리 모래 너머를 쳐다보았다. 그녀가 점점 작아졌다. 시몬은 더 이상 길게 생각하지 않고 그쪽으로 향했다. 단 한 번 말을 해 보았고, 단 한 번 서로의 시선이 얽혔다. 이상하게 자꾸 눈이 가고, 시선이 끌렸다. 어쩌다 그녀의 이름이 나오면 저도 모르게 귀가 열렸다.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어떤 임무를 맡고 있는지 혼자 되뇌곤 했다. 그러나 잠깐 나무에 시야가 가려진 사이에, 그녀를 잃어버렸다. 지나간 자리에 저보다 훨씬 작은 발자국만이 남아 있었다. 마음이 쓰렸다. 그러나 다음에, 언젠가 또 볼 수 있을 것 같아 애써 아쉬움을 감췄다. 그게 마지막인 줄도 모르고. 그녀는 사라졌다.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그의 기억에서 지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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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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