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열망

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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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욕구를 숨기지 않고 그대로 내보이는 주환의 검은 눈과 마주치자 은희는 더럭 겁이 났다. “난 더 이상 열아홉 살이 아니야. 후회할 짓은 하고 싶지 않아.” “후회하지 않게 해줄게. 그저……쾌락일 뿐이야. 즐겨.” 열아홉. 두 사람은 어렸다. 그리고 다시 만난 스물여섯. 그는 너무 뜨거웠다. “기다려.”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싫어!” 싫다. 미치도록 싫었다. 이미 반도 넘게 건너와 버린 강 한가운데에서 뒤를 돌아본 것처럼 막막하고 슬펐다. “내가 됐다고 할 때까지 너는 기다려야 해.” “나, 나는 못해.” “해야 해.” “어째서?” “내가 너 도망가도록 두지 않을 테니까. 도망가려하면 두 다리에 족쇄를 채워서라도 내 옆에 있게 할 거야. 놓지 않아. 놓을 수 없어.” 주환은 불타는 것 같은 눈으로 멍이든 그녀의 팔목을 내려다보았다. “지은희, 다시는 네 몸에 다른 남자의 흔적을 남겨오지 마.” 그는 멍 자국 위로 입술을 내리눌러, 마치 키스마크로 그곳을 덮으려는 듯 강하게 빨아올렸다. 화가 났다. 다른 남자의 흔적을 가지고 온 그녀에게 미칠 것처럼 화가 났다! 주환은 그녀를 끌어안고 도리질을 하는 그녀의 얼굴을 우악스러울 정도로 거칠게 잡아 당겼다. 아랫입술을 가볍게 물어뜯고 놀라 벌어진 입속으로 혀를 밀어 넣었다. “읏, 싫……싫어!” 도톰하고 말랑거리는 입술을 가르고 도톰하고 말랑거리는 입술을 가르고 그녀가 뱉어내는 비음을 삼켰다. 그녀가 주는 열락을 떠올리며 주환은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더 깊이 그녀의 입안을 탐했다. 치졸한 질투와 그녀를 완벽하게 지킬 수 없는 나약함에 대한 분노가 그를 난폭하게 만들었고 자꾸만 빠져나가려 바르작거리는 거칠게 그녀를 옭아맸다. 맥박이 팔딱거리는 가느다란 목에 이를 박아 넣고, 심하다 싶을 만큼 여기저기에 키스마크를 만들었다.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지독한 너를 향한 회귀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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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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