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등나무꽃은 비밀을 알고 있다

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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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하나 없는 혼자가 익숙한 유준. 고등학교 입학과 함께 시작된 괴롭힘이 일상이 됐을 무렵, 반짝이는 별 같은 육상부 선배 재하가 나타났다. 하지만 열일곱의 봄은 너무 짧았다. 처음으로 빈 소원은 유준을 비웃듯 최악의 상황을 만들었고, 첫사랑 재하와 작별 인사도 하지 못하고 헤어진 지 5년째. “그쪽이……. 제가 아는 사람이랑 닮은 것 같아서요.” 차가운 겨울바람에 눈발이 흩날리던 어느 날,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본문 중에서] “선배님, 속옷도 빌려드릴게요. 입던 거 아니고요…… 새 거 있어요.” 유준이 이렇게 반응할 때마다 꽉 껴안고 입술을 부비고 싶었다. 재하는 죄 없는 입술만 잘근잘근 씹다가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순진하기 짝이 없는 애를 대상으로 품은 몹쓸 욕망에 마음이 켕겼다. 그때, 자전거 핸들을 움켜쥐었던 유준의 손가락이 꼬물꼬물 제 손 옆으로 다가왔다.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이었다. 닿을락 말락, 아슬아슬하게 손이 맞붙었다. 재하는 새끼손가락을 타고 스며드는 간질간질한 감촉을 만끽하며 유준을 바라봤다. “선배님, 부, 부탁이에요.” 미치겠네. 재하는 움찔거리는 손아귀에 힘을 줬다. 참아야 한다고 속으로 몇 번이나 되뇌이며 허공을 올려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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