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옆 미술관

로맨스동물원 옆 미술관

송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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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환하게 웃었다. 갤러리에 놓인 차분한 정물 같은 남자, 선우현이. “제 얼굴에 뭐, 묻었습니까?” 묻었다. 내 마음이 어느새 거기 묻어 버렸다. 허락도 받지 않고. “제가 관장님께 관심이 있어요.” “저는 연애할 생각 없습니다.” “…그렇군요.” “좋은 이웃은 안 될까요?” “몰라요. 저는 이런 거 처음 해 봐서.” 매정하다고 생각했던 여자가, 전부가 되어 버렸다. 동물 병원의 단정한 가운 같은 여자, 지수인이. “키스라도 할 걸 그랬어요.” 당신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근사하고 싶어서. 비 오는 날, 우산 아래 고이는 빗물 같은 사랑. 동물원 옆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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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귀신을 보는 남자
2 환각소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