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나의 구원에게

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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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품에는 강압적 관계, 가스라이팅, 불특정 다수와의 관계, 자극적 단어, 비윤리적 요소 등. 하드코어한 요소 및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소재가 들어가 있습니다. 작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알파는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봄날처럼 불현듯 찾아온 이 사람은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바에서 일하는 학생 하나가 오지 않아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싶어서 왔습니다.” 오메가를 아직도 알파의 소유로 아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 사람은 그가 바라던 사람들의 시선으로 오메가를 보는 것 같았다. 믿고 싶지 않았는데, 믿고 싶었다. “학생이 연고도 없고……. 아픈데 혼자 있는 거라면 누구라도 병원엔 데리고 가줘야 하니까요.” 오직 선의만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의 경계심을 낮췄다. 그래서 믿었고, 선택했다. 하지만. “구멍이란 구멍엔 알파 생각밖에 없어? 응? 멍청해도 정도가 있지.” 즐거워야만 하는 첫날 밤, 그렇게 선택한 알파의 본모습을 보게 됐다. “씨발! 소리 지른다고 길 가던 사람들이 오메가 훈육하는 알파한테 뭐라고 할 거 같아? 어?” 그는 그가 가장 혐오하고 마주치기 싫어하는 알파였다. 속았기에 도망가려던 것도 잠시, 비열하게 협박해온 알파의 모습에 빌었다. 비굴할 정도로 빌고 용서를 구했지만 돌아온 건 폭력과 모욕뿐이었다. 정우는 그래서 모든 걸 포기했다. 그 누구도 이 지옥에서 자신을 구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런 그에게 선의를 갖고 다가온 알파라니. “지금 폭력을 당하고 계신 건 아닙니까. 말씀해주시면 관련 기관 쪽에 상담을 진행해 드릴 수도 있습니다.” 믿을 수 없었다. 아니 이제 알파가 아니라 사람을 믿을 수 없었다. “정우씨, 이건……. 이건 너무 위험해요. 그 정도로 폭력적이라면.” 하지만 그를 걱정하는 진심만은 진실인 것처럼 느껴졌다. 정우는 그래서 다시 한번 믿고 싶었다. 자신을 이 지옥에서 구원해 줄 수 있는지. 아니, 스스로 이 지옥에서 걸어 나가 구원받을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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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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