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영광의 레이디

화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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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썸의 늪…… 그의 눈이 그렇게 말한다. ‘내가 너를 흔들면, 흔들려 줄래?’ 이한은 당장이라도 그녀를 안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술에 취한 여자를 안는 매너 없는 행동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 상대가 김라경이라면 더더욱. “김라경. 유혹하는 거 아니면, 그만 손 떼는 게 좋을 거야.” “유혹이요? 내가 유혹하면 선배, 넘어올 거예요?” “뭐?” 이한의 심장이 크게 일렁였다. 거의 다 가신 술기운이 재차 도는 건 아닐 테고, 순진한 표정으로 유혹이란 단어를 흘리는 라경이 섹시해 보이는 건 그가 지금 잔뜩 흥분해서일까. “할래요, 유혹.” “……너.” 이한의 안에서 뜨거운 소용돌이가 휘몰아쳤다. 그도 참을 만큼 참았고 분명 경고도 했다. 그 경고를 무시한 채 그의 한계를 무너뜨리고 입술로 달려든 건 그녀였다. 꿀처럼 달콤한 그녀의 혀가 입안을 파고들자 후끈한 열기가 삽시간에 온몸으로 확 퍼져 나갔다. 청초한 외모와 단아해 보이는 김라경 내면에 거센 불길이 숨어 있을 줄이야. 치명적이었다. 절대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었다. 한참 전부터 불끈 솟아 격하게 꿈틀거리는 욕망을 더는 참지 못하고 그녀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기 위해 다리를 벌리고 막 자세를 취하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거침없는 유혹으로 불만 잔뜩 지펴놓고 잠들어 버리다니. 성이 나서 펄떡이는 그의 아랫도리 사정이 참담했다. 다음 날 도망치듯 달아난 이후 내내 그를 피해 다니던 그녀. 어쩔 수 없이 나간 맞선 자리에 김라경이 아닌, 김서경이 돼서 나타났다. “난 아무 여자나 내 침대에 눕히는 실수는 하지 않아. 너니까. 넌 내게 아무 여자가 아니니까. 그래서 이제부터 내가 널, 흔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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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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