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숙녀의 비밀

이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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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살에 미혼모가 된 그녀, 가은. 사랑하는 래환의 끈질긴 구애에도 그녀는 아이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녀에게 있어 아이는 목숨과도 같았다. 그는 도망가서 살자 설득하지만, 가은은 번번이 밀어내야만 했다. 난 왜 이 남자만을 바라볼 수 없는 걸까? 이렇게 좋은데. “이제 우리 그만 해요. 그러지 않으면 정말 돌이킬 수 없다고요.” 서둘러 끝내지 않으면 꼬리를 밟히게 될 것이다. 오늘도 그랬다. 거의 입을 열지 않고 내내 가은만을 바라보았다. 사람들이 그 경직된 자리에서 자기 자신을 챙기기에 급급한 나머지 알아채지 못한 것은 다행한 일이나, 언제까지 사람들의 눈을 속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알아, 안다고. 하지만 널 잃고 내가 살 자신이 없어.” “오빠.” “왜 내가 아니라 형이야? 왜 그 아이 아버지가 내가 아니라 형이냐고!” 래환이 발작적으로 소리쳤다. 엄청난 질투가 그의 정신을 좀먹는 것 같았다. 느닷없이 내밀한 그곳에서 그것이 어마어마하게 커지더니 미친 듯이 발광했다. 그는 맹렬한 분노를 터트리듯이 밀고 들어왔다가 빠져나갔다. 쓰리고 홧홧했다. 하지만 좋았다.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우면서도 미치도록 좋았다. 그래서 더더욱 그의 폭력성을 깨우고 있는지도 몰랐다. 아니면 그를 시험하고 있는 것인지도. “그 생각만 하면 미칠 것 같아. 돌아버릴 것 같다고. 형이 너를 볼 때마다 그 눈을 파 버리고 싶어. 그 눈을 파서 패대기치고 자근자근 밟아도 속이 풀리지 않을 것 같아. 으윽!” 그에게 모든 사실을 말한 것도 아니다. 이렇게 괴로워하는데 사실을 말해 줄 수 없어 한편으론 심장이 미어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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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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