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프리 템포(Free Tempo)

태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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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여동생과 연인의 정사 현장을 목격하게 된, 신경외과 레지던트 지완. 그들 앞에선 초연히 굴었지만, 밖으로 나오자 끝내 이성을 잃고 오열하고 만다. 그때 나타난 지현의 교제 상대 강정후는 지완에게 손을 내밀고. 같은 처지라 생각하며 강정후 앞에서 맘껏 우는 지완. 그녀를 달래주던 그는 자신이 마냥 위로할 처지는 아니라며, 자기와 어울려달라고 요구하는데. *** “아까 선생님이 그랬죠? 뇌물로 뭘 주면 되겠냐고.” 낮게 말하는 목소리가 어째 심상찮게 귀에 스몄다. 나는 마른침을 목 뒤로 넘기면서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그, 그, 그랬죠. 생각해보신다고 하더니 정하신 거예요?” 찰나, 그의 입꼬리가 다소 잔인한 느낌으로 비틀렸다. “선생님을 줘요. 원하는 건 선생님뿐이니까.” 낮게 읊조리는 말에 나는 눈을 최대치로 벌리고 그를 멍하게 쳐다보았다. 뭐라고 한 거지? 말을 똑똑히 들었지만, 내가 생각하는 그것이 맞는 건지 혼란스러웠다. “예? ” “선생님을 안으면, 더러운 기분이 좀 나아질 거 같아서.” 믿기 힘든 말을 들었더니 선뜻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나는 홉뜬 눈만 두어 번 씀벅였다. 자길 배신한 여자 언니랑 자서 뭘 어쩌겠다는 거야? 얼굴이 빼닮아서, 나 같으면 손도 대고 싶지 않을 거 같은데…. 아니, 쳐다보기도 싫을 거 같은데…. “저, 저기…, 그게 무슨.” “싫어요?” 그가 좀 더 깊은 미소를 얼굴에 새기며 물었다. 순간적으로 오싹해서 어깨를 움츠렸다. 무슨 꿍꿍이라도 있는 것 같은 웃음처럼 비쳐서. 하지만 다음 말을 듣고,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파격적인 제안을 수락했다. “조금 전에 그랬죠? 아까 본 거 잊을 수 있게 해주면 악마한테 영혼도 팔 거 같다고. 영혼, 나한테 파시죠. 내가 잊게 해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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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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