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닥터의 하트 레이트

여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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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블랙의 속편>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심장전문병원, 광성光成. 광성종합병원 흉부외과 성인심장 파트의 동갑내기 레지던트 1년차 김호현과 장희선. 인턴 시절 줄곧 불편한 사이었던 호현과 희선은 수련의 과정을 마친 2월 28일 화끈하게 사고를 쳤다! 술. 김. 에. 호. 텔. 에. 서. “널 보며 내 하트 레이트(심박동수)가 빨라지는 일은 없을 테니 염려 마.” “마찬가지야.” 기회가 되면 곧잘 뜨거워지면서도 여전히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 모두에게 친절하고 상냥하지만 오직 희선에게만은 까칠한 호현. 털털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이지만 사랑에서만은 작아지는 희선.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호현과 희선의 은밀한 밀. 당. <본문 중에서> “발을 왜 그래? 아파?” “약간.” 버릇처럼 발목을 이리저리 비튼 호현이 희선을 마주 보며 대꾸했다. “어릴 때 다친 적이 있는데 날이 궂으면 욱신거려.” “어쩌다 다쳤는데?” “친구들하고 농구하다가. 고삐리 때.” “불편하겠네……. 주물러 줄까?” 희선은 호현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호현의 발목을 양손으로 붙잡으며 꾹꾹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면 조금은 낫겠지?” 희선은 호현이 움찔 숨을 삼킨 것을 모르고 잔잔한 목소리로 떠들었다. “웃긴다. 젊은 애가 할아버지처럼 이게 뭐니?” 웃음을 깨문 희선은 시선을 들어 호현의 얼굴을 올려다봤다. 어둠 속의 호현이 미간을 모으고 미약하게 눈빛을 출렁거렸다. 아뿔싸. 싫구나. 내가 이러는 게. 희선은 아차 하며 호현의 발목에서 손을 뗐다. 후다닥 자리에서 일어서고 난감한 안색으로 입을 달싹였다. “미안. 눈치 없이 굴었지 내가? 나쁜 뜻으로 그런 건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 난……, 그만 갈게.” “책임지고 가. 가더라도.” 호현의 음성이 탁하게 갈라져 흘러나왔다. 어둠을 꿰뚫은 음성은 주위를 에워싼 빗소리에 금세 묻히고 말았다. 빛이 잠든 공간에 창을 두드리는 빗소리만이 장하게 울려 퍼졌다. 간헐지게 흐르는 그 울림이 급격히 빨라진 호현과 희선의 심장소리를 집어삼켜 몰래 감췄다. “책임이라니?” 호현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희선이 되물었다. 미묘한 눈빛을 띤 호현은 희선의 손을 붙잡아 저의 다리사이로 끌어갔다. “이곳이 불편해졌어. 유감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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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잔인한 구속
2 너, 내 사람이 되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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