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자로 만들겠어

로맨스내 여자로 만들겠어

그레틀

53

남자를 믿지 못하고 남자가 두려운 하영은 언젠가부터 남자에게 의지해서 살기보다 자신 스스로 성공해서 커리어를 쌓는 일이 더욱 소중하다고 느끼면서 살고 있는 하영. 그런 하영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남자가 등장했다. 커리어 보다 사랑을 믿게 해준다는 남자가 자신을 믿어보라며 하영을 흔드는데……. 어느 날 바에서 우연히 마주친 한 여자…… 그 여자가 냉정한 승우의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 여자가 자신이 죽도록 들어가기 싫어하는 아버지 회사의 비서실장이라니…… 승우는 어떻게 해서든 그 여자를 자신의 여자로 만들고 싶었다. 남자를 믿지 못하고 겁내는 여자에게 자신만은 믿어보라며 여자에게 다가가는데…… -본문 중에서- 분명 혼자 와서 술을 마시고 있는 여자였다. 처음 봤을 때는 그냥 늘씬하고 이쁘다는 정도였는데 찬찬히 여자의 행동을 살펴보고 있자니 흥미가 들기 시작했다. 여자는 혼자서 꽤 마신 듯했다. 의자에 앉아 있지만 몸이 흔들리고 있었고 앞에 아무도 없는데 혼자서 뭐라고 구시렁구시렁 거리고 있었다. 여자가 뭐라고 하는지 궁금한 승우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여자의 뒷자리로 옮겨 여자가 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 니들 잘났다. 잘났어. 흥! 내가 뭐? 마녀? 내가 마녀면 니들은 늑대야 늑대……. 순 여자 옷 벗기고 덮칠 생각만 하는……. 뭐 나긋나긋하면 얼마나 좋냐고? 됐거든? 내가 그래도 니들보다 승진도 훨~~~~씬 빠르고 잘났다 이 말이야. 어디서 감히…… 까불고 있어. 그리고 백여시들……. 니들도 남자 잘 만나 시집가면 땡이라고, 나보고 늙었다고…… 그런 니들도 곧 늙거든……. 니들은 평생 안 늙을 줄 알아? 죽으려고…….” 여자는 뭔가 짜증이 많이 나 있는지 어느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을 향해 화풀이를 하고 있었다. 여자의 옷차림은 흰색 블라우스에 검정 정장바지, 검정색 로퍼, 거의 교복 수준이었는데 볼륨감 있는 몸매 때문에 섹시하게 보였고 취기가 오른 탓에 볼에 살짝 홍조가 돌고 머리는 얼마나 쥐어박은 것인지 흐트러져 막 남자와 잠자리를 하고 난 듯한 모습이었다. 승우는 그런 여자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저 여자와 잠자리를 하면 얼마나 열정적일까?’ 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였다. 그 뒤로도 여자는 앞뒤가 맞지도 않는 말을 한참이나 구시렁거리다가 화장실이 가고 싶었는지 의자를 밀고 비틀거리면서 일어났다. 일어나 뒤로 돌면서 뭐에 걸린 건지 아니면 다리 힘이 풀려서 그런 건지 뒤에 앉아 있던 승우의 무릎에 넘어졌다. 승우는 갑자기 품 안으로 굴러온 여자의 몸을 감싸 안았다. 말은 넘어지는 여자를 잡아준다 했지만 사심이 가득해 보이는 눈빛으로 여자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여자는 승우를 빤히 쳐다보더니 씨익 웃으면서 말했다. “우와! 진짜 잘생겼다.” 승우는 여자의 사심 없는 말에 같이 씨익 웃으면 말했다. “고마워요. 잘생기게 봐줘서…….” “헉! 인형이 말도 하네.” “인형?” “응. 당신 인형처럼 잘생겼어.” 여자는 자신이 하고 있는 말이 남자에게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킨다는 걸 모르는 듯했다. 승우는 여자의 말에 최대한 매력적으로 보이는 웃음을 지어 보이면서 말을 했다. “그런 말 위험한데?” “헤헤! 위험하대……. 헤헤! 나보다 당신이 더 위험해. 왜냐구? 난 마녀거든.” 외모답지 않게 천진한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이 마녀라고 말하는 여자에게 승우는 호기심을 느꼈다. “큭큭! 마녀…….” 승우는 귀여운 생김새와는 거리가 멀지만 어딘지 모르게 귀엽고 섹시한 이 여자 입에서 나오는 말에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웃지 마. 당신. 내가 당신 잡아먹을 수도 있어.” “어떻게 잡아먹을 건데?” 승우는 여자의 반응이 너무 재미있고 궁금해서 계속 품에서 안 놔 주고 말을 걸었다. 그러자 여자는 승우가 화들짝 놀랄 방법으로 잡아먹었다. 갑자기 여자가 승우의 입에 입술을 부딪혀 온 것이다. 부드러운 입술이 순식간에 닿았다가 떨어지자 승우는 목이 마른 듯 떨어져 나가는 여자를 다시 잡아당겨 제대로 여자에게 돌려주었다. 여자는 승우가 깊은 키스를 해오자 마셨던 술의 취기가 한꺼번에 올라오는지 기절하고 말았다. 승우는 여자가 갑자기 기절을 하자 당황하면서도 자신의 품 안에 있는 여자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피부는 핏줄까지 비춰질 정도로 투명했고 화장기는 거의 없는 맨 얼굴에 가까웠다. 좀 전에 자신을 바라보면서 반짝반짝 빛났던 눈동자는 새까만 색이었고 자신과 입을 맞춘 입술은 립스틱으로는 절대로 낼 수 없는 색을 띠는 붉은 색이었다. 조금 전 자신과 나눈 열정적인 키스 때문인지 여자의 입술은 살짝 부어올라 도톰했다. 승우는 기절한 여자를 안고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었다. 더 이상 안고 있다가는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몰라 여자를 옆쪽 의자에 앉혀 놓고는 직원에게 다가갔다. 승우는 기절했던 여자가 누군지 직원에게 물어봤다. 여자는 여기에 자주 오는 단골이었나 보다. 바 직원에게 신상을 물어본 결과 자신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D그룹의 비서실장이란다. 승우는 여자의 신상을 확인하고는 휘파람을 불면서 회사에 나가는 즐거움을 찾은 것 같아 좋았다. 여자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는 승우를 뒤로한 채 이런 일이 종종 있는 듯 직원은 어떤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직원이 전화를 건 지 얼마 후에 여자 나이 또래의 남자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와 혀를 차면서 여자를 업고 나갔다. 승우는 그 잠깐 사이에 남자의 모든 것을 훑어 보았다. 훤칠한 키에 샤프한 외모, 그리고 소중하게 여자를 바라보는 눈빛까지…… 조금전까지 자신과 뜨거운 키스를 나누웠던 여자를 그 남자는 여자에 대해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듯이 바라보며 업고 나갔다. 왠지 모르게 승우는 이름 모를 남자에게 심한 질투심을 느꼈다. 갑자기 자신의 여자를 뺏긴 듯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그 어떤 여자에게도 이런 느낌을 가져본 적이 없던 승우는 자신에게 드는 감정이 당황스러우면서도 즐거웠다. ‘비서실장이라…… 앞으로 날마다 만나겠군. 조금 전 당신을 데리고 간 사람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당신이 내 눈에 들어온 이상 쉽게 빠져 나가지는 못할 거야. 당신과 나 운명 같거든…… 그나저나 그 남자 정말 누구지? 정말 애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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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잔인한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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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세로 귀환한 최강 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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