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페이드인(fade-in)

이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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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없는 로봇 같지는 않은데.” 새벽은 대뜸 들려온 음성에 반응했다. 조금 전, 전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받던 레스토랑에서 자신과 같은 처지였던 남자였다. 미친놈이라 생각했던 그가 그녀의 사진관에 나타난 건 아주 우연이었다. “이런 데서 다 보네?” “그쪽이 여기는 어쩐 일로 오신 거죠?” “예약 시간 딱 맞춰서 왔는데.” “예약?” “100일의 기록.” “……유재혁 씨?” 우연히 만남이 반복되었지만, 그냥 고객과 사진작가일 뿐이었다. “생각 없이 섹스하기는 좋겠다.” 순간 저도 모르게 튀어 나간 본심. 그런데. “해 볼래? 생각 없이 섹스.” 새벽은 순간 온 세상의 소음이 사라지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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