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레슨

엉큼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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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림은 알몸에 물을 뿌리며 생각한다. 그러나 엎질러진 물이었다. 욕실 밖에서는 유나영의 남편 진영호가 기다리고 있다. 야릇한 기분 속에서도 그녀의 몸은 기대감으로 달아오른다. 욕실 안은 이미 수증기로 뿌옇게 변해 있다. 그녀는 거울에 물을 뿌려 수증기를 닦아냈다. 그리고 자신의 나신을 살핀다. 자신의 알몸이 유나영과 비교되리라는 생각…… 젊음으로야 열 살이나 연하인 유나영을 당할 수 없겠지만, 몸매로는 그런 대로 자신이 있다. 이만하면 한참 무르익은 몸매라고 할 수 있다. 그녀의 가슴은 아직 탄력으로 넘치고, 볼륨도 있다. 유나영은 가슴이 큰 것 같지는 않다. 그녀가 글래머 스타일이라면, 유나영은 아담하고 깜찍한 몸매이다. 그러나 시선이 허리 쪽으로 내려오자, 조금 자존심이 상한다. 복부에 내려앉은 세월의 흔적은 어쩔 수 없다. 이럴 줄 알았으면 몸매 관리에 좀 더 신경을 쓸 걸 하는 생각이 든다. “어머머 뭐예욧!” 양혜림은 화들짝 놀라며 샤워기를 떨어뜨렸다, 거울에 자신의 나신 이외에 또 하나의 알몸이 비친 것이다. 진영호가 욕실 문을 열고 들어서고 있었다. “제가 샤워시켜 드리죠.” 거울 속의 진영호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는 허리를 굽혀 혜림이 떨어뜨린 샤워기를 집어들고 그녀의 몸에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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